2006년 2월...
운전하느라 피곤합니다.
시간을 보니 운전을 시작한지 네시간이 지났습니다.
다섯시가 다 되어가니 문득 무얼 할까 생각합니다.
부석사가 떠오릅니다.
일몰을 받은 산자락이 떠오릅니다.
다시 보고싶습니다.
풍기 IC를 빠져나오자 마자 부석사로 차를 돌립니다.
다행히 다섯시가 조금 넘겨서야 부석사에 도착합니다.
여전히 주차장에서는 주차요금 3,000원을, 그리고 매표소에서는 1,600원을 받습니다.
이상하게도 예전엔 '뭐가 이리 비싸~!'라고 생각을 했는데 이젠 '고향의 발전을 위해서'라는 생각이 듭니다.
아직 해가 지려면 시간이 남은 듯 합니다.
그래도 혹시 몰라 발걸음을 서두릅니다.
겨울이 다 갔다고는 하지만 아직 이곳 입구는 춥습니다.
분수대도 바닥을 드러낸지 오래된 듯 메말라있고,
몇몇 식당은 장사를 하지 않습니다.
초입에 널려있던 사과나 칡 등을 팔던 아주머니, 할머니들도 안계십니다.
다만 생긴지 30년이나 되었다는 한 식당의 현수막이 눈에 들어올 뿐입니다.
![]() 매표소 옆의 안내도를 잠시 쳐다봅니다.
다 가본 줄 알았는데 아직도 못가본 곳이 있습니다.
23번 서부도와 31번 동부도는 무얼 하는 곳인지,
32번 원융국사비각은 무엇인지...
갈 수 있을까 생각해봅니다.
천천히, 그러나 약간은 잰 걸음으로 길을 오르기 시작합니다.
매표소에서 일주문으로 향하는 길은 예전과는 달리 꽤나 한산한 풍경입니다.
다만, 점점 노랗게 물들어가는 빛을 받아서인지 점점 따뜻한 느낌이 들기 시작합니다.
해가 기울어지면 기울어질 수록 더 따뜻해질것 같습니다.
![]() ![]() ![]() 일주문 길을 지나 당간지주를 거쳐 천왕문으로 들어가는 입구도 노란 색을 발하고 있습니다. ![]() ![]() 여전히 천왕문 안의 사대천왕은 무섭습니다.
그러나 사대천왕의 발 밑에 깔린 죄지은 자들의 모습이 더욱 무섭습니다.
고통을 받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이곳을 찾는 사람을 겁주려는 것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안양루도 여전히 같은 모습을 가지고 있습니다.
나무라는 것이 참으로 아름답다는 생각이 떠오릅니다.
자연의 빛을 받아 저렇게 포근하고 따뜻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신기합니다.
천년 이상을 그자리를 지켜온 부석입니다.
예전엔 부석이 그렇게 신비하다고 생각했는데 이젠 감흥이 사라집니다.
돌이 떠오른다, 아니면 공중에 뜬 바위...
이런건 어릴 적의 머리속의 상상속에 구현하기 쉬웠기 때문이었나봅니다.
나이가 들어서인지 부석의 신비함 보다는 오히려 안양루의 처마 조형, 무량수전의 배흘림 기둥,
석등에 새겨진 관음보살과 여러 기와지붕에 관심이 더욱 갑니다.
이날도 그렇게 다양한 것들을 보려고 왔습니다.
하지만 해가 지면서 나를 잡아끈 것은 인간이 만들어낸 것들이 아니었습니다.
자연이라고 할까요.
태양이 서서히 내려앉으면서 능선의 모습이 하나둘씩 그림을 만들어 갑니다. ![]() ![]() ![]() ![]() ![]() 모든 사람들이 조용하게 안양루 옆에서, 무량수전 옆에서, 삼층석탑 옆에서 자연이 만들어내는 광경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얼마나 아름다운지 자연스럽게 손이 카메라로 가지만 이 카메라로는 내 눈에 새겨진 순수한 풍경을 표현할 수 없습니다. 얼마나
안타까운지...
저녁 6시가 되자 갑자기 북소리가 들립니다.
사람들이 놀라 소리가 난 방향을 찾아봅니다.
범종각에서 스님 한분이 북을 치고 있습니다.
범종각은 천왕문을 지나 안마당에 올라오면 있는 곳이며 안양루 아래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범종각에는 눈에 띄는 것이 몇 가지 있습니다.
하나는 커다란 북이며, 하나는 바깥에서 안쪽으로 내려오는 용(龍)이 좌우에 하나씩 있습니다.
그리고 물고기 모양도 하나 걸려있는데 물고기 배는 깎여있습니다.
북을 제외한 것이 모두 나무입니다.
스님은 북채를 들고 운율에 맞추어 두둥 두두두둥 둥두두둥두두 치고 있습니다.
서서히 어둠이 내려앉고 있는 경내에 북소리가 울려퍼집니다.
![]() 사진을 찍다보니 다른 스님께서 다가오시더니 사진은 찍지 말라고 하십니다.
그때부턴 팔짱을 끼고 구경만 했습니다.
다른 스님도 북채를 드시더니 저 위의 스님 뒷편으로 갑니다.
그리고 그 스님과 교대를 하시더니 아까와는 다른 힘과 운율로 북을 칩니다.
아까 그 스님은 이번 스님의 북소리가 끝나자 마자 나무로 된 고기로 다가갑니다.
그리고 북채인지 아닌지 모를 나무막대기를 물고기의 배부위 파인 곳에 집어 넣습니다.
그리고 양손을 번갈아가며 밀고 당기는 듯 소리를 냅니다.
딱딱딱딱...
북소리와 나무 두드리는 소리가 끝날 무렵,
"두웅~"
종소리가 울립니다.
종각에 묶어 놓은 종을 또 다른 스님께서 치고 계신가봅니다.
한번 울린 종소리의 여운이 머리속을, 그리고 가슴 속을 오래 울립니다.
또 한번 종소리가 들립니다.
다시 안양루로 올라갔습니다.
그리고 다시 눈 앞의 자연을 바라봅니다.
서서히 노란 색에서 검은 색으로 물들어가는 하늘과, 능선과 주위속에 고요함이 더욱 커집니다.
분명 주기적으로 종소리가 들림에도 불구하고 눈 앞에 펼쳐진 그림은 점점 더 머릿속을 조용하게 합니다.
아니, 오히려 종소리의 울림에 주변은 점점 더 고요해지지만 왠지 가슴은 점점 더 심하게 고동을 칩니다.
참으로 묘한 기분입니다.
몸은 고요 속으로 가라앉는데 마음은 점점 두근거리고 있습니다.
그러나 혼란스럽거나 숨이 가쁘거나 머리가 복잡하거나 어지럽지는 않습니다.
편안합니다.
![]() ![]() ![]() 그렇게 조용하게 어둠이 깔릴 때 즈음
종소리에 맞춰 응향각 쪽에서 목탁소리가 들립니다.
목탁소리는 종소리와는 또 다른 느낌으로 다가옵니다.
잠시 후, 무량수전 안에서 합창소리가 흘러나옵니다.
무량수전 안의 스님들께서 불경을 외는 소리같습니다.
아니, 불경이 아니라 무언가... 그러니까 불교에서도 합창곡 같은 그런 노래를 부릅니다.
이상하게도 그 소리가 여느 성가대 못지 않게 참 곱습니다.
맑고 높기도 합니다.
왠지 모를 벅찬 감정이 솟아 오릅니다.
어둠 속을 발걸음을 옮깁니다.
천천히 아래로 내려옵니다.
안양루의 돌계단을 지나, 범종각 아래의 계단을 지나 천왕문을 지나칩니다.
스님들의 합창과 목탁소리와 타종소리는 점점 사라져가고
일주문을 지나니 이젠 들개인지 무언지 모를 산짐승의 소리가 들리고
부엉인지 무언지 모를 날짐승의 울음소리가 들립니다.
이걸 바랬나 봅니다.
지금 나에게 필요한 것이 이것이었나 봅니다.
물론 아닐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내가 이날 보고 듣고 느낀 그 순간순간이 분명 지쳐있는 나에게 평안을 가져다 준 것 만은 사실입니다.
아마도, 이걸 바랬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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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여행'에 해당되는 글 3건
- 2007/02/06 三魔 [2006] 이걸 바랬나 봅니다....
- 2007/02/06 三魔 [2005] 비와 부석사(2)
- 2007/02/06 三魔 [2005] 비와 부석사(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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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석사는 이런 곳 -> http://www.kyongbuktour.or.kr/youngju/kot2.html =========================================================================================
10시경... 아침겸 점심을 먹고...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12시가 다 되어서야 부석사를 향했다.
작년 10월 같이 따라온 동생녀석이 이번에도 동행한다.
영주 시내에서 대중교통으로 가는 길은 버스밖에 없다.
하지만 차를 끌고 동생과 함께 부석으로 향했다.
봉화통로 초입에서 왼쪽 이정표를 따라 부석으로 향했다.
진우를 거쳐 부석에 들어서고,
빗방울이 슬슬 많아지는 것으로 보아... 좋은 날씨는 기대하기 어렵게 되었다.
부석에서 부석사로 들어가는 길은 확장공사를 하는 듯... 여기저기 공사흔적이 남아있다.
비가 오는 주말이라 공사는 안하나보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천천히... 부석사를 구경하기 위해 터벅터벅 오르기 시작했다.
![]() 부석사 초입의 식당들을 끼고 돌아 매표소로 오르는 계단이다.
저 계단을 다 오르면 왼쪽에 바로 매표소가 있다.
![]() 매표소를 지나자 마자 나타나는 길. 이대로 쭈욱 올라가다보면 저 끄트머리에 보이는 입구를 지나게 된다.
이 길은 재작년까지만 하더라도 흙길이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지금은 포장된 길이다.
![]() 입구, 일주문에는 '태백산부석사'라고 현판이 적혀있다.
분명 소백산 국립공원에 속해있는 부석사인데 어째서 태백산 부석사라고 하는걸까?
봉화군의 봉황산에 위치한 부석사는, 봉황산이 어차피 태백산의 한 줄기에 속해있다고 해서 태백산 부석사라고 부른다고 한다.
일주문을 지나 위의 사진에 있는 길을 따라 올라가게 된다.
일주문에서 무량수전까지 오르는 길은 올바른 일직선이 아니라
저 사진 끄트머리에서 오른쪽으로 약 30도를 꺾고,
올라가다가 또 오른쪽으로 꺾고 올라가야 한다.
왜 일직선으로 해놓지 않았을까?
궁금한 점이긴 하지만...
지식검색엔 없다. 열린검색엔 있을까?
저 길은 비포장길이다. 왼쪽에는 사과밭이 있고, 오른쪽에는 약간의 공터와
내리막 밑에는 또다른 사과밭이 있다.
![]() 공터에 핀 저 꽃은.... 이름이 뭐더라.....
![]() 꺽어진 길을 따라 이제 일직선상으로 쭈욱 오르면 된다.
겨울에는 겨울 나름대로, 여름에는 여름 나름대로 이 길 또한 굉장히 운치있다.
가을에는.... 단풍과 낙엽으로 어울린 풍경이 또한 멋있다.
짧음이 안타까울 뿐이다.
이 길은 비탈길 언덕이라... 오르는데 약간 숨이 차다.
![]() 위의 길 옆에 나있는 당간지주.
![]() 그렇게 길을 쭈욱 따라 올라와 계단을 오르면 천왕문과 만나게 된다.
천왕문은 커다랗고 무섭게 생긴 4대 천왕이 지키고 있는 문이다.
4대천왕의 발 아래를 보면... 악을 저지른 중생들이 발로 짓밟히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보통 자기 모습보다 커다란 동상을 보면 위를 보게 되는데...
발 아래... 고개를 숙여 발 아래를 볼 수도 있어야겠지.
4대천왕의 발 아래 고통받는 악인들의 표정 또한 천왕들만치 무서워보인다.
![]() 천왕문을 나와 돌길을 따라 저 계단을 오르면 부석사 경내로 들어서게 된다. ![]() 계단 끄트머리 경내 입구에 양쪽으로 저런 것이 두개가 있다. 수련인가?
왼쪽의 것만 저렇게 꽃이 하나 피어있다.
경내로 올라서면 가장 눈에 먼저 띄는 것은 두개의 삼층석탑이다.
그리고 고개를 들면 안양루와 무량수전의 지붕이 보인다.
그리고 왼쪽에는 스님들이 기거하시는 곳이 있다.
여기서 잠과 식사를 하는 건가보다.
![]() 멀리... 무량수전의 지붕이 보인다.
![]() 범종각...(범종루인가?)
종은 없다. 위세가 당당하다.
종은 저 종루의 왼쪽에 종각이 따로 있고 거기에 종이 있다.
거기 현판이 범종각이라 되어 있다.
![]() 범루의 누각과 그 아래의 조형물이 참으로 멋지다.
옛날의 그대로의 조형물과, 새로 만든 듯 한 조형물(복원)이 같이 있는데...
옛것을 따라가긴 힘든 것 같다.
![]() 범종루 좌측에 있는 종각...
![]() 범종 위에 용이 한마리 꿈틀대고 있다. 이 부석사에는 용과 관련된 형상들이 꽤나 많다.
바로 선묘낭자의 전설이 서려있기 때문이겠지...
![]() ![]() 범종루에서 안양루로 올라가는 계단. ![]() 동생이 뭐 하나 발견한 듯 하다.
범종루 아래의 받침들.
쐐기모양으로 나무가 깎여서 받쳐져 있다.
그 옆에는 그냥 사각으로 톱으로 잘린 부분도 있다.
분명 톱으로 자른 부분이 보수의 흔적일까?
아니면 끌이나 정으로 깎아낸 듯한 쐐기모양이 보수의 흔적일까....
![]() 범종루에는 종이 없다.
대신 두마리의 용이 지키고 있는 큰 북이 있을 뿐이다.
북에도 분명 용이 헤엄치고 있다.
![]() 안양루 올라가는 첫번째 돌계단 바로 옆에 위치한 물떠먹는 곳... 비오니깐 패스.
![]() ![]() 안양루의 모습.
뒤에 나즈막히 무량수전의 처마를 보여준다.
![]() 안양루에서 떨어지는 빗물이 돌계단에 부딪힌다.
![]() 만일 보수를 하지 않았다면... 저 돌계단에는 움푹 파인 흔적이 있었겠지./.
![]() 안양루 밑에서 바라본... 담.
무언가 깔끔하면서 고전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겨나온다.
![]() 이제 저 좁은 곳만 통과하면 바로 무량수전이다. 무량수전의 누각 앞에서 석등이 살짜기 오는 이들을 맞이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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